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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건이 나에게 묻다 전 손발이 원래 찬데다, 긴장하면 손에 땀이 계속 배어나오는 체질이에요. 그래서 무대 앞에 서야 할 일이 있거나, 시험을 보거나 등등의 일이 있으면 손끝과 손바닥에 땀이 흥건합니다. 하지만 이럴 때마다 아무 생각 없이 대충 슥슥- 옷에 문지르거나, 휴지로 대충 슥- 닦고 버리는 무의식적인 습관으로 대처하고 있었더라고요. 그러다, 각종 미니멀리즘 서적을 읽으면서 손수건을 챙겨 다니는 사례를 보았는데, 처음 접했을 때는 부정적이었었어요. 와- 저걸 가방에 넣어다니면 내용물과 섞여서 너저분해지고 한번 닦고 나면 더러워질 텐데 어떻게 갖고 다니지? 매일 빨아야 하잖아!(저는 손세탁이 너무너무너무 하기 싫어요) 했어요. 그런데, 계속계속 마음에 남더라고요. 왜인지는 모르게. 그러다가 정말 어느날 무심코, 이 한 ..
당신에게 크리스마스 마지막 카드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내 자신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냅니다. 크리스마스의 하루가 조용히 저물어가고 있네요 당신은 오늘도 여느때만큼 바쁘게 살았나요. 혹은 조용히 혼자의 시간을 보냈나요. 그 누구와 있든, 어떤 속도로 하루를 살았든, 오늘의 마지막 크리스마스 카드는 당신 자신에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촛불을 켜둬도 좋아요. 예쁜 전구도 좋고요.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와 함께 해도 좋겟죠. 아무것도 없고, 오로지 나 자신만 있어도 충분하지만요. 한순간만이라이라도 있을, 그 온전한 혼자만의 순간에. 카드를 써봐요. 손으로도 좋고, 기기로 자판을 톡톡 눌러도 좋아요. 그마저도 어색하다면, 그저, Merry Christmas,라는 짧은 한마디라고 해도. 당신이 스스로 밖으로 내뱉는 순간. 스스로에 대한 작은 안부..
이것은 하나의 나무다 책장 정리는 저에게 앓는 이 같은 존재에요. 당장 치과에 가기는 싫은데 그래도 치료는 해야할 것 같은. 사실 저의 오랜 꿈은 나선형 계단이 있는 거대한 서재를 갖는거에요. 하지만 상황상, 꿈은 꿈으로 두고, 책장을 하나 더 사려 했으나, 가족의 반대로 두개를 샀는데, 사고 보니 오히려 한개를 더 안산게 마음에 듭니다. 저는 미니멀리스트가 꿈이니까요! 헤헤. ᄒ..
가버렸어,라는 말의 힘 - [우주 리듬을 타라 by.디팩 초프라] 가버렸어,라는 말의 힘
예민함에 대하여[20201222] 전 '예민한' 사람입니다. 음. 사실 인정하기 싫어요. 흐흐. 좀 부정적인 느낌이잖아요? 그간 마음 속 칼날이 많이 무뎌졌다고 생각했는데, 가족과 평소랑 다름 없는 대화를 하는데 툭-하고 던지더라고요. "너 요즘 왜 이렇게 예민해?" 그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제가 잘 마음을 다독여왔던게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생각이 들었죠. '나 많이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그러다가 문득, 나에게 '예민'이라는 말이 가진 의미가 뭘까,하는 궁금증이 들었어요. 생각해보면, 아주 어렸을 때부터 누군가가, 너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굴어,라고 말하면 막 화부터 냈어요. 나 그런 사람 아니야아아아악!!! 라는 마음속 외침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렷을 때부터 그 말이 아주 부정적인 관념이었던 거죠...
인간관계 효율화도 가능할 줄 알았습니다 - [두 번째 산 by.데이비드 브룩스] 온갖 기술들이 효율화되니, 인간관계도 효율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었나 봅니다. 나와 맞는 친구들만 곁에 두고, 맞지 않는 가족 구성원에게는 곁에 다가가려는 시도조차 않는. TV에서 한 전문가는 그렇더군요, 나중에 우리의 자식들은 하루종일 온라인으로 친구와 이야기하겠지만, 부모인 우리는 그 친구를 전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 친구는 AI이기 때문이다,라고. 영화 허(HER)에서 나왔던 주인공의 삶처럼, 우리의 관계의 최종 목적지도 나의 마음이 가장 안전한, 영원히 상처받지 않을 AI 혹은 다른 효율적인, 어떤 곳일까요. 하지만, 잘 알고 있습니다. 그토록 제가 '맞는' 사람들만 주변에 두려는 이유는, 제가 인간관계에 '쿨'하려는 이유는, 제가 상처받기 싫어서라는 걸. 제 자신이 주체로써 끈적끈..
암막커튼에 대하여 2 저는 저녁형 인간입니다. 정확히는 올빼미족이죠. 몇번 아침형 인간처럼 살아보려 노력해봤는데, 안되더라고요. 모든 이유를 떠나서 밤에 머리가 더 맑은 느낌입니다. 밤을 지새울 때 그 홀로 있는 느낌이 너무 좋아요. 모두가 잠든 시각에 나만 깨어 있는 느낌. 우주에 혼자 있는 느낌. 그렇기에 암막커튼의 존재가 소중해요. 암막커튼은 제가 신이 되게 해주죠. 밤이 되어라-하면 밤이 되니까요. 밤에 활동을 하고, 낮까지 곤히 자고 나서 일어나 커튼을 쳤을 때 짠-하고 한낮의 쏟아지는 햇살을 맞으면 그것 또한 선물같아요. 인간은 태초에 태양을 따라 낮에는 활동하고 밤에는 잠을 잤으니 그 시스템을 따르는게 좋다,라고는 하지만, 전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과연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시절에 저녁형 인간이 없었을까? 올빼미..
나는 두번째 산을 등반중입니다 - [두 번째 산 by.데이비드 브룩스] 확실히 전 첫번째 산을 등정하다가 포기한 사람입니다. 정복하기도 전에, 더 출중한 사람들과 어딘지 모를, 끝없이 놓인 그리고 정확히 알지도 못하는 목표에 압도되어서 아-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보다. 그냥 이 산에 낮은 곳에 있는 둘레길이나 평생 운동삼아 걸어보자-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라이프코칭을 운좋게 만났더랬지요. 처음에는 그저 ᄒ..
암막커튼에 대하여 1 저희집은 주택이라 겨울에는 창으로 한기가 오소소 스며드는데요. 이제 본격적인 한파라 겨울임에도 계속 뭉근히 버티고 있던 면 커튼에서 암막커튼으로 바꾸어 창을 가려보았습니다. 확실히 추위는 덜한 것 같아요. 그런데, 깜빡하고 커튼을 쳐두지 않으면, 밤이고 낮이고 밤만 지속되는 듯한 느낌에, 한기가 느껴집니다. 면 커튼으로 투과되던 은은한 햇살이 없어진다는게,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그것 또한 암막으로 차단되었다는 이유로, 방은 빛도, 추위도 느껴지지 않는(정확히는 덜 느껴지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문득 한기가 들기는 했지만 햇살이 은은히 투과되던 한낮의 면 커튼이 그리워집니다. 곧 봄이 오면 바꿔달긴 하겠지만, 그 전까지는 그 은은한 햇살을 그리워해야만할 것 같아요. 반대로 생각하면 잠깐..
알아차림의 힘 - [고요함의 지혜 by.에크하르트 톨레] #알아차림의힘 오늘도 전 미래의 생각에 골몰합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을지, 내가 코치라는 소명을 잘 가지고 과연 어려운 과정도 잘 극복할 수 있을지... '나'에게 두려움과 욕망이 계속 말을 거네요. 나는 지금 두렵구나. 나는 지금 욕심을 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수긍하니 마음속의 두려움과 욕망이 언제 있었냐는 듯 흙탕물에 진흙이 가라앉듯 가라앉습니다. 알아차린다는 것, 참 간단하고도 강력한 힘이라는 걸 오늘도 새삼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