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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일상

이것은 하나의 나무다

책장 정리는 저에게 앓는 이 같은 존재에요. 당장 치과에 가기는 싫은데 그래도 치료는 해야할 것 같은.

사실 저의 오랜 꿈은 나선형 계단이 있는 거대한 서재를 갖는거에요. 하지만 상황상, 꿈은 꿈으로 두고, 책장을 하나 더 사려 했으나, 가족의 반대로 두개를 샀는데, 사고 보니 오히려 한개를 더 안산게 마음에 듭니다. 저는 미니멀리스트가 꿈이니까요! 헤헤.

하지만 점점 공간을 찾지 못해 누워있는 친구들이 마음에 걸려 이 책장 정리라는 고민을 주제로 한번 코칭을 받아보았습니다. 그 대화의 끝에 얻은 통찰은 '이것은 하나의 나무다!'라는 것이었어요.

나무가 가지치기를 해서 더 잘 자라듯, 이제 나에게 영향력이 없어진 책들은 처분하고, 계속 나에게 영향력을 주는 책들로만 그때그때 정리를 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책을 쌓아둔다고 해서 모든 책들을 동시에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의미있는 책들로만 구성된 책장은 순간순간마다 엄청난 에너지를 저에게 전달해줄거란 확신이 들더군요. 그 순간 책장은 더이상 저에게 앓는 이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생명력을 뿜어내는 나무로써 존재하게 되었죠. 갑자기 책 <나의 라임오렌지나무>가 떠오르더군요.

일단 책장은 이대로 두기로 했어요. 언젠가 또 때가 오면 정리를 할 터이니,하는 마음으로. 그때그때 적당한 가지치기로 만족하려구요.

전 집안에 거대한 나무를 키우고 있습니다. 나무는 적당히 제멋대로, 적당히 손을 타며 크고 있어요. 이 나무의 이름은 밍기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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