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주택이라 겨울에는 창으로 한기가 오소소 스며드는데요.
이제 본격적인 한파라 겨울임에도 계속 뭉근히 버티고 있던 면 커튼에서
암막커튼으로 바꾸어 창을 가려보았습니다. 확실히 추위는 덜한 것 같아요.
그런데, 깜빡하고 커튼을 쳐두지 않으면, 밤이고 낮이고 밤만 지속되는 듯한 느낌에,
한기가 느껴집니다. 면 커튼으로 투과되던 은은한 햇살이 없어진다는게,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그것 또한 암막으로 차단되었다는 이유로,
방은 빛도, 추위도 느껴지지 않는(정확히는 덜 느껴지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문득 한기가 들기는 했지만 햇살이 은은히 투과되던 한낮의 면 커튼이 그리워집니다.
곧 봄이 오면 바꿔달긴 하겠지만, 그 전까지는 그 은은한 햇살을 그리워해야만할 것 같아요.
반대로 생각하면 잠깐의 암막 커튼으로 그 은은한 햇살을 강력히 그리워하는 이유가
되었으니, 이 암막커튼 또한 나름으로도 (추위도 막아주고) 좋다, 라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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