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대화] 신의 계획대로
2025년 초, 부서 내 업무를 바꾸었다.공식적 사유는 아이 돌봄이었고, 공공연한 사유는육아와 업무 부하로 인한 병행 불가였다.그 당시에는 더 이상 그 업무를 육아와 병행 못할 것만 같았고, 부서장은 순순히 자리를 바꾸어주었다. 그런데, 이렇게 다른 자리에 와 보니,그게 정말 불가능한 게 아니었던 것 같은 것이다.병행이 가능했다. 가능한 것 같다.단지, 내가 그 무게를 못 견뎠던 것이지.아니, 사실 무게보다도 주변의 압력을 못 이겼다. 왜 니가 그 힘든 일을 하고 있냐고,쉬운 자리로 가라고.지금 힘든 일을 할 때가 아니라고,모두들 입을 모아 말했다. 그러다보니, 나도 그런가, 싶은 것이다.그 누구도 나의 수고를 격려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그저 나오라고만 말한다.내가 앉지 않을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처럼 느..
충돌
영화 [멜랑콜리아]를 보면서, 시시각각 지구로 충돌하기 위해 다가오는 별을 보다보니, 나도 주인공 클레어를 따라서 호흡이 가빠짐을 느낀다. 심장이 미친듯이 쿵쾅거림을 느낀다. 한쪽 이어폰으로 소리를 들었기에 망정이었지, 만약에 영화관에서 그 압도적인 장면을 거대한 스크린과 입체적인 음향으로 들었다면 객석에 머무를 수 있었을까, 싶었다. 아마 객석을 박차고 일어났거나, 아니면 귀를 틀어막았을 것이다. 아마, 난,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순수한 어린아이들은 온갖소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큰 소리 = 두려움,이라는 것은 어떤 경험을 통해 트라우마화 되었다는 것인데, 짐작되는 것은 아마 어린시절 부모님의 싸움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개인별로 트라우마화 된 소리는 다르겠지만, 무튼. 그리고 소리와 관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