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코치일상

초롱문구에 가다

 

집 근처에 예쁘고 소소한 문구점이 있기를 소망했는데 1년 전부터 집 근처에 존재하고 있었어요!


들어가자마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온 것마냥 눈이 휘둥그래져서

그 1평 남짓한 작은 매장을 세바퀴나 돌고 돌았어요. 돌수록 새롭고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럽고 쪼꼬맣고 귀여운 친구들이 계속 저를 붙들고 놓아주질 않았어요ㅠㅠ

나 좀 나가게 해줘... 친구들...

지름신의 강림을 간신히 막아가며(?) 새 모양 우드테이프커터 하나, 로즈골드 클립 네개,

강아지오리수박 브로치 각 하나:)를 구입했어요.

이 문방구의 대미는 결제하고 나서부터에요. “제가 이거 하기 위해서 판매를 시작했어요.”

하시면서 각 제품들 다 각자 예쁜 봉투에 넣고 예쁜 종이백에 담고 예쁜 파란색이 나는 스테이플러

심으로 봉투입구를 찝고 초롱문구라는 스티커 붙이고 빨간초록 크리스마스 느낌 나는 끈으로 묶어주고

처음온 손님이라고 사진스티커와 행사라고 캘리그라피로 만든 자석 넣고 예쁜 쿠폰까지 넣어주시던

보석같은 사장님이 있답니다.

제가 “이거 물건 조금 사면 민망하겠는데요? 포장비가 더 들 것 같아요.” 라고 했더니

“아니에요, 500원 짜리 사셔도 이렇게 해드려요. 제가 좋아서 하는건데요.” 하시던 사장님.

물건을 산 기쁨보다 자기의 일을 온전히, 즐겁게,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해내는

사장님에게 감동받아서 너무 행복하고 좋았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란 이런 사람을 말하는구나, 싶더라구요.

집 근처에 환기할 공간과 존재만으로도 환기가 되는 사람이 있어서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코치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수건이 나에게 묻다  (0) 2020.12.27
당신에게 크리스마스 마지막 카드를  (0) 2020.12.25
이것은 하나의 나무다  (0) 2020.12.24
암막커튼에 대하여 2  (0) 2020.12.22
암막커튼에 대하여 1  (0) 2020.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