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전 첫번째 산을 등정하다가 포기한 사람입니다.
정복하기도 전에, 더 출중한 사람들과 어딘지 모를, 끝없이 놓인 그리고 정확히 알지도 못하는
목표에 압도되어서 아-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보다. 그냥 이 산에 낮은 곳에 있는 둘레길이나
평생 운동삼아 걸어보자-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라이프코칭을 운좋게 만났더랬지요.
처음에는 그저 힐링을 할 목적으로 하다가, 무슨 이끌림인지 모르게 코치가 되기 위한
수업을 받았고, 그래서 코치가 막 되어 그 시작점에 서 있어요. 늘 제가 갈망했던,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도구'를 얻었구요. 우스운 건, 저는 첫번째 산을 정복한 적도 없는데,
두번째 산을 향해 걷고 있었던 거죠. 되돌아보니, 첫번째 산에서 두번째 산을 지날 때 있다는
가파른 계곡은 아니었지만, 저만의 의미 있는 계곡도 지났던 것 같아요.
제가 보는 두번째 산은 특별합니다. 여기서는 누가 먼저 가든, 누가 잘 하든, 누가 천재적이든
그런 것들이 저를 포기하게 만들지 않아요. 물론 비슷하다고 생각한 누군가가 앞서 나간다면
순간적인 위축됨이야 있을 수 있지만, 저는 그들의 특별함에도 불구하고, 저만의 코칭을 계속 할 거거든요.
아직 책 <두번째 산>에서 말하는 초개인주의적 삶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관계주의적 삶으로
진로를 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아요. 지금 두번째 산인지, 아님 아직 첫번째 산인데
두번째 산인지 착각하고 있는지는 인생의 마지막에 가 봐야 알 수 있겠지만, 한번 가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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