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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일상

당신만의 신비로운 장소는 어디인가요

생각해보면, 도시에서의 삶의 탈출구는 늘 바다였던 것 같아요. 끝없이 이어지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그 광대한 느낌에 넋을 잃는.

그런데 오늘 몰아치는 강바람과, 강바람에 찰랑이는 물결소리를 듣는데, 어렷을 적 살던 곳의 매서운 겨울 바람과, 한여름에 찰랑이던 계곡물 소리와 겹쳐져서, 갑자기 찾아온 평온한 마음과 애틋한 마음에, 귀가 에이도록 몰아치는 바람에도 계속 강가를 걸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소중한 감정을 놓치고 싶지 않더라고요.

간 곳은 두물머리였어요. 차 안에서 멀찍이 강을 조망하며, 맛있게 연핫도그를 한 개 해치우고, 잠시 걸었습니다. 눈이 시리게 푸른 강물과 그 위로 내려앉는 찬란한 햇살, 강과 닿는 곳마다 있는 앙상하지만 거대하고 단단한 나무들, 강가에는 자갈돌들이 바람을 따라 딸그락딸그락 부딪히고, 육지를 따라 깊숙이 들어간 강가는 살얼음이 얇게 떠 있고, 그 사이를 유려하게 헤엄치는 오리들. 이 매서운 바람과 차가운 온도는 그네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듯이.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왜 그토록 바다에만 가려 했을까. 도시를 떨어내기 위해 향했던 바다가, 그 모래알이 어느 순간부터인가 더 이상 나에게 감동을 주지 않았던, 더 이상 신비롭지 않았던 순간이 언제부터였더라. 나는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만 향하려 했을까. 질리도록 겪었던 이 매서운 겨울바람과 오히려 익숙했던 강가의 자갈돌들이 이제 다시 신비로워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답답한 도시의 삶을 잠시 떨어내려 향하는 신비한 대안의 장소 또한 익숙함에 답답하게 만들어버리는 행동을 하고 있었더라고요. 신비로움은 신비로워야지만, 그 자체로 의미있다는 것을, 이 곳을 걸으며 다시 되새겼습니다.

이제 잠시, 이 강가에서 마음을 쉬어야겠습니다. 어느날, 이 신비로움이 너무 익숙해지면, 다시 여행을 떠나야겠지요. 신비로움은 낯섦이 있어야 그 의미가 있으니까요.

당신에게도 영감을 주는 신비로움의 대상이, 여전히 신비로운가요? 그렇다면 참 감사한 일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이 느꼈던, 그 최초의 신비로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것들을 해볼 수 있을까요? 아니면, 잠시 다른 신비로움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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