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되기
나는 생물학적으로 엄마이긴 하다. 아이를 낳고, 키우고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의 모성이 있을까, 하면, 온전히 “네!”라고 대답하기는 어렵다. 처음, 아이를 보자마자 모성이 푹 올라온 건 아니라서, 내가 이상한가, 싶었고, 그러다가 인터넷의 몇몇개의 글을 보면서 아, 원래 모성이 처음부터 있는건 아니구나, 내가 틀린 건 아니었어!라는 묘한 합리화를 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생각이 든다. 나의 다음 스테이지, 다음 퀘스트는 가 아닐까. 역시 이상했다. 하물며 동물들도, 제 자식을 끔찍이 사랑하고, 당연히 인간도 동물이니 종족 번식을 위해 자식을 잘 키워야 하고 사랑하는 것이 기본 값일진데, 나는 늘 나 자신과 싸우고 있었다. 아이를 돌보는 마음과 자유로워지고 싶은 한 인간의 내면이.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
죄책감이 아닌, 사랑을 선택하겠습니다
“엄마, 나 체육관 그만 다닐래.” 아이의 말에 화들짝 놀랐다. 체육관을 안 다닌다고 해도 다른 곳을 알아봐야 했다. 우리는 대안이 없는 맞벌이었다. 죄책감으로 숨이 턱 막혔다. 다른 데에 가면 적응을 할까, 거기에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간 거면서, 그 친구도 놓고 그만다닐 거라는 건, 무슨 아이에게 괴로운 일이 있었던 건가. “왜, 우리 아기, 체육관이 재미 없어?” 아기가 이번에도 꾹, 참는 듯 하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체육관 가면 잠만 자, 두번 잘 때도 있어.” 무슨 말인가. “수업할 때도 자?” “응.” 귀를 의심했다. 만 다섯살, 여섯살 아이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아이에게 큰 저항이 온 건 확실했다. 유치부 아이에게는 줄넘기만 계속 하는 프로그램이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