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의 계절이 지났다.
지난 2주 동안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회사 주변 개천을 걸으면서,
벚꽃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있었다.
지금 보지 않으면, 다시 보지 못할,
1년 후에나 다시 볼 수 있는
계절을 지난다고 생각이 드니까
더욱 아쉽고 그래서 더욱 아름다웠다.
그러다가,
문득 알아차려지는 것이다.
벚꽃이 지고 나서도
그 곳에 그대로 있을
벚꽃나무를.
갑자기 뜨끔한다.
아, 나는 이 나무를 2주만 존재하고
나머지 계절에는
없을 나무처럼 생각했구나.
다시 벚꽃을 본다.
팝콘처럼 하얀 잎을 너울거리며
흔들고 있는 나뭇가지들,
흐드러지게 핀 벚꽃들.
그저 벚꽃은 벚꽃의
오늘의 일을 한 것일 뿐일텐데.
오늘 와서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카메라를 연신 들이대든,
내일 그 자리에 없는 나무처럼 스윽 지나가든,
벚꽃나무는 나에게 전혀 관심이 없을 터였다.
그저 오늘의 기후에 따라
오늘의 물과
오늘의 햇빛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할 뿐.
그러고 나니 부끄러워졌다.
벚꽃은 오늘의 일을 한다.
내게 주어진 오늘의 것들로
나는 최선을 다 하고 있는가.
@lifecoach SO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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