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일상

삶의 첨단

라이프코치 소란 2024. 7. 20. 23:57

 
 새로운 부서에서는, 부서장이 수시로 찾는 위치에서 일한다. 거의 부서장의 비서인데, 그 일을 하면서 내부 부서원들의 사무실에서의 요구들을 들어주고, 외부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모아서 제출해준다. 언제 눌러질지 모르는 자극버튼에 대기조가 된 것 같다.
 
 이전 부서에서는 오롯이 외부 고객들에 대한 대기조였는데, 그래도 그때는 호출 버튼은 있었지만, 지금은 호출 버튼도 없이 막무가내로 노출이 되고 있다. 첨예한 긴장감의 끝에서 나의 삶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이곳은 그간에 연습했던 자기연민의 자원을 수시로 활용하는 장임을 안다. 그간 자기연민을 연습한 나의 마음은 확실히 커졌고 단단해졌다. 그런 나에게 펼쳐진 새로운 스테이지임을 안다. 나는 수시로 실수하고 있고, 수시로 긴장하고 있다. 늘 무언가를 할 때, 자격있음과 자격없음을 운운하면서 큰 저항감에 도망가려 했던 내가, 더 이상은 저항 속에 머물 수 없음을, 내 저항을 알아차려야 하는 환경, 나의 모름을 인정해야 하는 환경속에 머물고 있다(그러지 않으면 업무를 계속 할 수가 없다). 
 
 또 하나는, 나의 긴장의 선을 계속 지지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끊어낼 수 없는 탄탄한 긴장의 선을 가지고 가는 나에게, 불안이 베이직 값인 나에게 나는 끊임없이, 내가 나의 긴장을 알기를, 내가 나를 지지하기를,하고 말을 건낸다. 그러지 않으면 살아낼 수 없는 스테이지이므로.
 
 여담으로 잠도 잘 잔다. 예전에는 여유있는 삶에 밤을 수시로 새는 여유있는 삶이었지만, 지금은 머리만 대면 자는 삶이다. 그야말로 삶의 전장의 첨단에서 칼을 휘드루고 있는 요즘, 힘겹지만 꽤 맘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