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일상

어른, 책임을 지는

라이프코치 소란 2024. 7. 13. 23:28

 
 새로운 부서에 적응해 나가는 것도 2주가 지났다.
 최악의 1주일이 지나간 뒤로, 나는 안정되고 있다.
 
 아이에 대한 죄책감도 많이 내려놓고 사랑으로 돌보고 있고, 아이를 급작스럽지만 선뜻 맡아주신 시부모님에게도 부담감 대신 감사함을 더 느끼게 되었고, 남편도 출장에서 돌아왔다. 그 사이 칼퇴도 한번 했다.
 
 새 부서에서 총무 업무를 맡게 된 이 새로운 도전이  내가 견딜 수 있을 만한 도전을 하늘이 준 것이라면 내가 정말 그럴 때가 되었나,라는 여유로운 생각도 잠깐 해 본다.
 
 남한테 싫은 소리 한번을 못해서 뒤로 미루며 끙끙 앓기만 하던 내가, 이상적인 사람과 비교하며 늘 모자르다고 스스로를 평가하며 정의되지도 않는 좋은 사람이 되려 애썼던 내가 지금은,
 
 누군가한테 빚을 독촉하듯 업무를 독촉해야 하고, 그래서 좋은 사람은 커녕 누군가에 입에 오르내리지만 않아도 잘했다고 스스로를 평가해야 하는 지금이, 참 신기하다.
 
 이제 조금 느껴지는 건, 이제 나는 누군가에게 빚을 독촉하는, 누군가에게 부하를 주는 업무라는 이 자리의 무게를 어느정도 받아들였다는 것. 그래서 최대한 부하가 안되는 방법으로 따뜻하게 독촉(?)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얼까,라는 다음 스텝을 고민하게 되었다는 것과
 
 전 담당자, 혹은 다른 부서의 총무 등등 누군가와 비교를 당한 들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이제 나는 이 업무를 처음 해봤고, 그래서 실수는 있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이런 비틀거림은 당연하다는  지지를 (비록 100%는 아니지만) 스스로에게 해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내 토대가 단단히 차올랐음을,
 이 도전의 흐름 속에서 새로이 확인한다.
 
 한때는 늘 그렇게 말했었다. 나는 관리자는 되지 않을 거야. 나는 일머리도 없고, 아랫사람이 생기면 대할 줄도 모르고, 싫은 소리도 하기 싫어. 난 그냥 하급자로 남아있을래. 라고 동료들과 후배들에게 이야기했던 소리가, 어린아이의 투정이었음을 알겠다.
 
 그냥 사랑받고 싶은 어린아이의 자리에서, 영원히 살고 싶다는 투정.
 
 하지만, 나는 이제 한 개인으로써도 어린아이로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라는 도전을 받고 있기에 어쩌면 회사에서의 흐름이 내 개인의 흐름과 다르지 않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책임을 지는 어른.
 어른, 책임을 지는.
 그 삶으로 걸어가고 있다.